작은 기록

공황장애, 우울증, 무기력증 극복하는 하루하루

윤썰탕 2024. 7. 1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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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열어본다

이전에 올렸던 글에 힘을 받았다는 글이 되려 나에게도 힘이 되었다.

주위에서 과거의 내 상황과 비슷한 이들을 마주하게되면

'넌 어떻게 이겨냈어?'라는 질문에

대답을 해줄만큼 나아졌다는게 감회가 새롭고

공유하고싶단 생각이 들어 글을 써본다.

 

1) 산책하기

난 2024년 3월까지 무기력증이 심했다.

현실보단 꿈속이 좋아서

눈뜨면 다시 자려고 애를 썼고,

숨을 쉬기에 억지로 살아갔다.

 

그러다가 문득 가족을 위해 또 나 스스로를 위해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고

햇볕을보면 좋다는 말이 떠올라서

무작정 집앞에 나가 가만히 앉아있었다.

하루는 10분걸어보았고

다른날은 가보지 않았던 길로 조금 더 멀리 나가서 

사람들이 웃고 행복해 하는 모습도 보았다.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을 보니 나도 그렇게 살고 싶었다.

그들의 속사정이야 잘 모르지만

공원에 핀 꽃에 행복해하는 그들이 부러웠고

나도 행복해지고 싶었던 것 같다.

 

그전에 난 행복해지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행복해져야지 라는 마음을 먹지도 않았다.

죽지못해 살아낸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점점 산책하는 빈도수가 늘었고

거짓말처럼 무기력증이 조금씩 사라졌고

먹고싶은게 생겼고 행복해지고 싶어졌다.

 

2) 씻기 & 정리하기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심해지면 씻지 못한다.

남들이 볼 땐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마음이 아픈 사람에겐 씻는다는건 참 큰일이다.

 

씻으면 상쾌하고 새로운 의지가 생긴다.

그래서 자주 손을 씻고 샤워를 했다.

그러고나면 먹고싶은게 생겼고

하나둘 미뤄왔던 정리들을 하고싶어졌다

 

내 공간을 정리하다 보니 

빈공간을 새로운것들로 채우고싶어졌고,

새로운 일들을 하고싶다는 의지가 생겼다.

 

또 오랫동안 버리지 못하고 

쌓아뒀던 짐들을 버릴 때

내 마음속 짐들도 같이 버려진 것 같아 후련해졌다.

 

3) 강박 버리기

나는 강박이 심한편이라 우울증이 더 심해졌다.

계획은 거창하고 무기력증에의해 아무것도 하지못하니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위에 말한것처럼 나는 산책을 하면서

처음으로 병원에서 호전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랬더니 사람이 참 웃긴게

산책을 하지 않으면 예전의 나로 되돌아갈 것 같다는 강박에 시달리게 됐다.

 

이런 마음을 교수님에게 털어놓으니

'oo씨는 산책이 아니어도 나을 사람이었어요'

'한두번 어기면 뭐 어때요 괜찮아요'

라는 말에 뭔가 안도감이 들었다.

 

'그래도 괜찮지 뭐' 라는 것이

문제를 나몰라라하라는게 아니고

계획대로 되지않더라도

다른 곳에 더 큰 행복이 있을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며

그속에서 행복을 찾으려 노력했다.

 

예를 들면

정말 사소하게 저녁 약속을 계획했다가

생각대로 되지 않았을 때

오늘 하루 망했다고 생각하지않고

혼자 더 맛있는 것을 먹고 재밌는 영화 한편을 보는 것

그런 작은 것들부터 시작했던 것 같다.

 

 

나는 완벽히 낫지 않았다.

아직도 약을먹고

종종 무기력해지고싶다.

가끔은

내일 폭탄이 떨어져서 죽는다고해도 

아쉽지않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그런 마음들이 잘못된 것임을 이제는 안다.

그래서 그 마음을 고쳐먹으려 애쓸 수 있다.

 

모든이들이 덜 아팠으면 좋겠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죽음은 고통을 해소하는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찬란한 날들이 우리에게 몇번이고 더 주어질 것이라고

한두해 놓친 것쯤은 괜찮다고 말해주고싶다.

우린 앞으로 더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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