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우울증, 무기력증 극복하는 하루하루
오랜만에 글을 열어본다
이전에 올렸던 글에 힘을 받았다는 글이 되려 나에게도 힘이 되었다.
주위에서 과거의 내 상황과 비슷한 이들을 마주하게되면
'넌 어떻게 이겨냈어?'라는 질문에
대답을 해줄만큼 나아졌다는게 감회가 새롭고
공유하고싶단 생각이 들어 글을 써본다.
1) 산책하기
난 2024년 3월까지 무기력증이 심했다.
현실보단 꿈속이 좋아서
눈뜨면 다시 자려고 애를 썼고,
숨을 쉬기에 억지로 살아갔다.
그러다가 문득 가족을 위해 또 나 스스로를 위해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고
햇볕을보면 좋다는 말이 떠올라서
무작정 집앞에 나가 가만히 앉아있었다.
하루는 10분걸어보았고
다른날은 가보지 않았던 길로 조금 더 멀리 나가서
사람들이 웃고 행복해 하는 모습도 보았다.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을 보니 나도 그렇게 살고 싶었다.
그들의 속사정이야 잘 모르지만
공원에 핀 꽃에 행복해하는 그들이 부러웠고
나도 행복해지고 싶었던 것 같다.
그전에 난 행복해지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행복해져야지 라는 마음을 먹지도 않았다.
죽지못해 살아낸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점점 산책하는 빈도수가 늘었고
거짓말처럼 무기력증이 조금씩 사라졌고
먹고싶은게 생겼고 행복해지고 싶어졌다.
2) 씻기 & 정리하기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심해지면 씻지 못한다.
남들이 볼 땐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마음이 아픈 사람에겐 씻는다는건 참 큰일이다.
씻으면 상쾌하고 새로운 의지가 생긴다.
그래서 자주 손을 씻고 샤워를 했다.
그러고나면 먹고싶은게 생겼고
하나둘 미뤄왔던 정리들을 하고싶어졌다
내 공간을 정리하다 보니
빈공간을 새로운것들로 채우고싶어졌고,
새로운 일들을 하고싶다는 의지가 생겼다.
또 오랫동안 버리지 못하고
쌓아뒀던 짐들을 버릴 때
내 마음속 짐들도 같이 버려진 것 같아 후련해졌다.
3) 강박 버리기
나는 강박이 심한편이라 우울증이 더 심해졌다.
계획은 거창하고 무기력증에의해 아무것도 하지못하니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위에 말한것처럼 나는 산책을 하면서
처음으로 병원에서 호전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랬더니 사람이 참 웃긴게
산책을 하지 않으면 예전의 나로 되돌아갈 것 같다는 강박에 시달리게 됐다.
이런 마음을 교수님에게 털어놓으니
'oo씨는 산책이 아니어도 나을 사람이었어요'
'한두번 어기면 뭐 어때요 괜찮아요'
라는 말에 뭔가 안도감이 들었다.
'그래도 괜찮지 뭐' 라는 것이
문제를 나몰라라하라는게 아니고
계획대로 되지않더라도
다른 곳에 더 큰 행복이 있을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며
그속에서 행복을 찾으려 노력했다.
예를 들면
정말 사소하게 저녁 약속을 계획했다가
생각대로 되지 않았을 때
오늘 하루 망했다고 생각하지않고
혼자 더 맛있는 것을 먹고 재밌는 영화 한편을 보는 것
그런 작은 것들부터 시작했던 것 같다.
나는 완벽히 낫지 않았다.
아직도 약을먹고
종종 무기력해지고싶다.
가끔은
내일 폭탄이 떨어져서 죽는다고해도
아쉽지않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그런 마음들이 잘못된 것임을 이제는 안다.
그래서 그 마음을 고쳐먹으려 애쓸 수 있다.
모든이들이 덜 아팠으면 좋겠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죽음은 고통을 해소하는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찬란한 날들이 우리에게 몇번이고 더 주어질 것이라고
한두해 놓친 것쯤은 괜찮다고 말해주고싶다.
우린 앞으로 더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