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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록

나의 공황장애 극복일기-#4 : 나로 산다는 건

by 윤썰탕 2022.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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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제법 주기 짧게 쓰게되는 공황장애 근황 이야기,

가끔 문득문득 드는 생각을 바로바로 적고싶지만

그러기엔 난 아직 너무 게으르고 무기력한 것 같다.

 

얼마전에 문득 궁금해졌다

우울증은 내가 왜 우울했는지 원인을 찾아야 되는걸까?

아니면 앞으로 내가 행복한걸 하면 낫는걸까?

 

계속 의문을 가지고있다가 대표원장님께 여쭤보니

전적으로 후자라고 하셨다

뭔가 안도되는 느낌이었다.

만약 원인을 찾으라고 한다면 아마 우울감에 잠식 됐을 것 같다

1년간 싸워온 병인데 사실 원인을 찾으라고 한다면 잘 모르겠거든

 

그런데 이제 내가 행복한걸 찾으면 된다니

숨통이 조금 트이는 기분이었다.

동굴에 갇혔는데 작은 불빛을 본다면 이런 느낌일까

안도감과 위로 받는 느낌에 눈물이 났던 것 같다

 

'아- 나는 더이상 과거에서 답을 찾지 않아도 되는구나'

 

답을 들은 후 남들이 보면 참 쉬운 문제였을 수도 있겠다 싶지만

정신과에 다니며 모든게 어렵고 생소해져버린 나로썬 참 답답했던 문제였다


글을 써내려가다보니 나로 사는게 쉽지가 않다.

내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도

내가 언제 행복한건지 계속 찾아내야하는 것도

참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 둘 나를 찾아가면 언젠간 

온전한 나로 서있을 수 있겠지

 

요즘은 항상 사람에 대해 불안해 하던 마음이 조금 줄어들었다.

아무리 친한 친구여도 만나고 돌아서는 길에

저 사람이 날 좋아할까? 싫어할까? 이 마음을 놓지 못했는데

지금은 그 마음들을 믿는다.

만약 내가 싫다면 뭐 어쩔수 없는 일이고,

우리의 인연은 거기까지인거겠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의 마음에 연연하는걸 조금 내려놓게 된 느낌이랄까

 

그랬더니 내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제일 소중한건 나, 중심은 나라는 것에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벌써 2022년이 몇일남지 않았다.

정말 다사다난했고 힘이 들었던 한해였다

내가 이렇게 아프고 힘들고 괴로웠던 날이 있었던가-

싶을정도의 세월을 보낸 것 같다

 

다른 한편으론 좋은 가족과 친구들 덕에 행복했던 한해이기도 하고,

지금도 내 병이 어렵고 두렵지만 

이것도 나중에 영웅담 늘어놓듯이 얘기할 수 있는 날

나는 조금 더 단단해져있겠지 :-)

 

그리고 가끔 체한 느낌이 드는데

선생님이 따듯한 봄이오면 나아질거라고,

지난 추웠던 겨울날 처럼 똑같이 말해주셨다

선생님 말씀처럼 지난 봄은 나에겐 기적과 같은 시간이었으니

다가올 봄에도 더 활짝 피어나는 시간이 다가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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