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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록

나의 공황장애 극복일기-#2 ::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던 날을 찾아서

by 윤썰탕 2022.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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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엔 한번에 반년치를 기록하는 느낌으로 쓰느라 

자세한 내 마음을 써보진 못한 것 같아 텀을 줄여볼까

싶어서 열어보는 공황장애 일기장-

 

사실 약은 늘어났어도, 증상이 많이 좋아졌고

내 회사생활도 좀 더 안정되었기에

완치가 코앞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첫번째 이야기를 썼던 것 같다

 

아주 자신과 교만에 넘쳤다,

자신에 넘쳤다기보단 너무 바래서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 여름휴가를 받은 어느날 

헬스장에서  공황이 왔다

매일 하는 루틴중에 두개를 못하겠어서 빼먹고

런닝하고 마무리 해야겠다 싶은 마음에

런닝머신에 올라탄 순간 숨이 쉬어지질않고 앞이 캄캄했다

 

겨우겨우 헬스장을 나와 벤치에 잠깐 앉아 쉬는데 

점점 더 증상이 심해져서 엎어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와중에 길거리에 있는 사람은 날 아무도 도와주지않더라

난 솔직히 누군가 부축해줬으면 했는데,

세상이 참 차가워졌구나 싶었다

 

그렇게 몇번 넘어지다가 서러워서 그자리에서 엉엉 울었다

날 피해 돌아가는 사람들이 미워서라기보단

언제까지 공황안에 갇혀있어야하는지 두렵고 서러워서였던 것 같다.

 

거의 기다시피 집에 들어와 누워서 공황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응급실에 가도 날 모르는 의사가 진정제만 놔줄 뿐

방법이 없는 병이니까-

 

그일을 겪고 병원에 갔는데

응급실을 가지 않은건 잘한거라고 해주셨다

비록 1시간동안 괴로웠지만 잘 견뎌낸건가보다-

 

회사 밖에서 겪은 공황이 처음이라 사실 너무 혼란스럽고,

겁이나지만 답은 또 내 안에 있을테니 

너무 속상해하지 않기로했다

 

공황장애, 우울증 약을먹으며 

운동이 좋다고 하기에 시작했던 운동이

다이어트로 이어지며 식단까지 제한하기 시작해서

또다른 강박이 된걸까 싶긴하다

 

사실 우울증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말을 들은 이후 

살찌는게 무섭기도 해서 더 운동에

강박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기도하다

뭘 하나 시작하면 강박적으로 하는 내가,

또 나를 다른 강박에 몰아 넣고 있었나보다

 

병원에선 운동은  헬스장은 별로 좋지 않다고,

산책정도 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뭔가 내 생활에 제일 큰 활력이라 생각했던 운동을 그만둬야 한다니

조금 벙찌지만,

한편으론 그냥 쉴겸 잘됐다 하는 이중적인 내 마음을 보니

아마 운동도 다이어트도 나를 지치게 했었나보다

 

그리고,

나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언제인지 원장님이 물어보셨는데

정말 아무 생각이나지 않아 지금도 맴돌고있다

스스로가 자랑스럽다는게 뭔지 사실 모르겠다

한번도 느껴본적 없던 감정인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

 

뭔가 뿌듯해도 좀만 더 열심히할껄 하며

아쉬운 것들로만 가득 차는 내 마음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행복을 너무 크게 생각하고있거나

스스로에 대한 잣대가 너무 엄격하거나

 

내 주위사람들은 나를 보며 그렇게 얘기해주는데

어느정도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원장님이 다음 예약날까지

자랑스러운 순간을 생각해 오랬는데

지금도 잘 모르겠다 

 

나 스스로 자랑스럽다는건 어떤 감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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